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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입학서류 허위기재

한국유학생 잇단 입학취소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유학원에 돈을 주고 대행을 의뢰한 한국유학 준비생들이 미국 대학에 적발돼 입학이 취소된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자기소개서까지 돈주고 작성해 유학을 떠나려는 행태에 대해 “돈으로 학벌을사려는 행동은 외화낭비이자 나라망신”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행의 유혹, 입학 취소로=지난달 말 미국 뉴욕 맨해튼 지역음대에 지원한 한국학생 17명은 입학전 단계인 ‘오디션 통보’를 받아 미국에 갔다가 최종면접(오디션)을 앞두고 서류심사과정에서 입학서류를 대행한 사실이 들통나 전원 입학이 불허됐다.

줄리어드와 맨해튼 음대 등에 지원했던 이들은 모두 국내 C유학원에 자기소개서(에세이), 추천서 작성을 대행시킨 사실이 적발됐다. C업체 관계자는 “이들 유학생 중 대부분이 에세이와 추천서를 허위로 꾸몄으며, 나머지 학생도 한국어로 기본적인 내용을 준비해 유학원에서 이를 재구성해 주었다”고 실토했다. 이들은 학교측의 오디션 일정 취소로 망신만 당하고 귀국했다.

업체측은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과 형식이 글자 크기만 다르고 거의 다 비슷해 한 업체에서 대행 작성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 오디션을 취소했다’는 미국 대학측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텍사스 오스틴주립대학원에 지원한 한 한국 학생의 경우, 졸업과 유학준비기간의 공백을 학교에서 연구를 한 것으로 꾸며 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대학측 자체 조사과정에서 밝혀져 입학취소로 이어졌다.

◈‘외화낭비, 나라망신’=미국 대학은 스스로 작성하지 않은 에세이는 무효이며 추천서, 경력 허위기재 등의 행위는 입학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못박고 있다. 국제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미국 코넬대학의 경우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한국 동문들을 동원해 심층면접을 실시한다”며 “미국의 상위권 대학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원서의 허위기재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부 유학준비생들의 이런 행태는 한국학생 전체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사회는 이런 행위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여긴다”면서 “이런 일로 우수한 한국 학생들이 단지 한국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학서류 대행업체 난립=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유학원에서는 미국 대학이나 대학원 서류 대행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유학 컨설팅, 유학에세이 등을 대행해 준다는 인터넷 업체들은 10여개에 달하며 인맥을 통해 비밀리에 서류를 대행해 주는 오프라인 업체도 상당수에 달한다.